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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응급실 뺑뺑이·소아과 대란' 필수중증의료 위기, 제주도정·도민 손에 달렸다

작성일2023-11-06 14:18

작성자기관관리자

조회수183

[인터뷰] 박형근 제주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
“지역 의료 인력난 막기 위한 지자체 역할 모색해야”
지난 5일 제주대학교병원에서 만난 박형근 제주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이 필수중증의료 붕괴 위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지난 5일 제주대학교병원에서 만난 박형근 제주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이 필수중증의료 붕괴 위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 지난 7월25일 임신 34주 차 산모 A씨가 조기 진통으로 제주대학교병원 응급실을 찾았지만, 병원 내 신생아 집중치료실 병상은 이미 모두 찼고, 대기 중인 산모가 많아 치료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A씨는 헬기를 타고 하늘을 날아 330㎞ 떨어진 전북대학교병원에서 아이를 낳을 수 있었다.

# 지난 7월12일 서귀포의료원에서 투석 치료를 받던 환자 60대 A씨가 상태 악화로 상급병원인 제주대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치료받지 못하고 응급실 로비에서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A씨가 구급차를 타고 도착한 제주대병원 응급실은 이미 포화상태로, A씨는 로비에서 1시간 넘게 기다리다 심정지로 사망했다.

응급환자가 받아줄 병원을 찾아 헤매는 일명 ‘응급실 뺑뺑이’, 소아 진료 공백, 필수의료 전문의들의 병원 이탈 문제는 제주에서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제주는 섬이라는 지역 특성상 도외 병원 이용에 제약이 커 도내에서 필수중증의료체계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높은 상황이다.

[제주의소리]는 붕괴 위기에 놓인 필수중증의료 현실을 진단하기 위해 박형근 제주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5일 제주대병원에서 만난 박형근 단장은 필수 중증 의료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높아진 계기로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한 사건을 꼽았다.

그는 “지난 7월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병원이라고 손꼽히는 병원에서 간호사가 쓰러져 숨지는 일이 있었다”며 “지역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이렇게까지 이슈가 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아산병원이었기에 의료 공백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필수중증의료와 관련해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것이 응급실 뺑뺑이와 소아청소년과 진료 공백”이라며 “대학병원에 젊은 의사가 없어 소아 입원 환자 자체를 받지 못하는 말도 안 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앞으로가 더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지난해부터 소아청소년과 레지던트 수련 기간이 4년에서 3년으로 줄면서 2025년부터는 3·4년 차 전공의가 동시에 전문의로 배출되게 된다. 이때부터 전공의가 대학병원을 떠나는 만큼 인력난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비단 소아청소년과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워라밸’ 실현이 가능하고 수입이 많은 진료과목의 경우 전공의 지원율이 높은 수준이지만, 필수의료 과목에 해당하는 소아청소년과, 외과,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내과 등의 기피 현상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5일 제주대학교병원에서 만난 박형근 제주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이 필수중증의료 붕괴 위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지난 5일 제주대학교병원에서 만난 박형근 제주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이 필수중증의료 붕괴 위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도민들이 치료받기 위해 떠나는 원정 진료 문제도 심각하다. 제주도민이 건강보험을 이용하는 비용이 한 해 1조1000억원에 달하는데, 이 중 약 17%에 달하는 2000억원 정도가 도외로 유출되고 있다. 고가의 항암제 등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비와 교통비, 체류비 등을 포함하면 원정 진료비는 훨씬 늘게 된다.

박 단장은 “선진화된 의료 서비스가 가장 먼저 도입되는 곳이 서울”이라며 “서울의 대형종합병원이 갖는 장점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지만, 골든타임을 다투는 필수중증의료만큼은 최대한 지역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노령인구가 늘수록 필수중증의료체계의 중요성 또한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앞으로 필수중증의료 수요는 점점 더 늘 텐데 의료 인력의 배출 추이, 전공과목 선택 양상을 고려했을 때 국가시책만으로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필수중증의료와 관련해 제주도를 포함한 지방자치단체들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때”라고 전했다.

결국 중장기적으로 지자체가 필수중증의료 전공의들이 머무르고 싶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더이상 의사들의 사명감만을 요구할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덧붙였다.

박 단장은 “제주가 아니더라도 서울에 가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고 여기던 때는 이미 지났다”며 “내가 아플 땐 어떤 진료를 받아야 하는 지에 대한 고민, 그러려면 내가 사는 지역에 어떤 의료 인프라가 갖춰져야 하는 지에 대한 고민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제주도가 필수중증의료 질 향상을 위해 마련한 도민 원탁회의에 대한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박 단장은 “제주도가 중증 환자의 진료 체계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 과제를 도출하기 위해 도민들의 의견과 공감대를 모아가는 장을 마련했다. 도민들의 참여로 만들어진 정책 의제는 향후 제주도정의 주요 정책으로 반영될 것”이라며 “나 자신, 가족, 이웃 모두와 맞닿은 문제인 만큼 현장에 있는 의료인을 비롯한 도민 여러분의 많은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원탁회의 참여를 원하는 도민은 오는 27일 오후 6시까지 제주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 누리집(http://www.jiph.or.kr)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모집인원은 100명 내외로, 참여단으로 선정된 도민에게는 소정의 참가비와 제주도지사 명의의 위촉장이 수여된다.

(출처 : "'응급실 뺑뺑이·소아과 대란' 필수중증의료위기, 제주도정·도민 손에 달렸다", 제주의소리, 2023년 10월 10일, www.jejuso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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